대명상조 내구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은퇴 후 일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이 깎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2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노령연금이 감액된 수급자는 13만7,06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8만9,892명)보다 약 4만7,000명 늘어난 수치입니다.해마다 빠짐없이 늘고 있으며, 감액 대상자는 2020년 11만7,145명에서 2021년 12만 808명, 2022년 12만7,974명, 2023년 13만7,061명으로 지속 증가세입니다.노인 취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연금제도는 오히려 ‘벌었으니 감액한다’는 논리로 작동하고 있습니다.제도가 고령층의 노동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셈입니다.이유는 단 하나, 은퇴 후에도 일했기 때문입니다.노인이 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연금이 깎입니다.현행 제도에선 노령연금 수급자가 일정 소득을 넘기면 연금액을 감액합니다. 소득이 생긴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기준소득월액(A값)’이라는 기준선을 넘었느냐가 기준입니다이 기준은 2024년 기준 월 308만 9,062원. 일시적 단기근로나 비정규직이라 해도, 월소득이 이 금액을 초과하면 연금은 깎입니다. 벌이가 많든 적든 초과 금액에 따라 최대 절반까지 삭감됩니다.가령, 월 연금이 80만 원인 수급자가 일해서 330만 원을 벌었다면? 기준선보다 21만 원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1만 5,000원 정도 줄어듭니다.연금을 20년 부어온 결과가, 노후 생계비를 보전하기는커녕 소득이 생기면 줄어드는 ‘소득 역진’의 아이러니로 돌아오고 있는 셈입니다.■ 36년 된 감액제도.. 고령사회 취지와 충돌이 제도는 국민연금 도입 첫 해인 1988년부터 시행된 제도입니다. 당시 고령층의 근로율 자체가 낮았고, 은퇴 후 소득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아예 달라졌습니다.통계청에 따르면 65살 이상 노인 취업자 수는 10년 새 2배 이상 늘었고, 전체 고령 인구의 3분의 1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입니다.이제 은퇴 후에도 ‘일을 해야 사는’ 구조로 바뀌었는데, 제도는 여전히 ‘은퇴 후에는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낡은 가정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근로장려보다 제도 설계상 불이익이 먼저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정부도 폐지 약속했지만.. 결정은 언제?이 제도를 두고 정책 당국도 문제를 인식해왔습니다. 2023년 발 '학교 밖 아이들'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방글라데시 다카에 아동보호센터에서 롬잔 호센(11)이 지난 8일 한국 취재진을 보며 웃고 있다. 사진 유니세프 롬잔 호센(11)은 태어나 한 번도 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 대신 7살 때부터 공장을 다니며 돈을 벌었다. 처음 간 주물공장에서 맡은 일은 뜨거운 쇳물을 틀에 붓는 작업이었다. 지난해 덜 위험한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으로 옮겼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폐기물 스티커 붙이는 일을 한다. 지난 8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구시가지 사다르가트 지역의 아동보호센터에서 만난 롬잔은 “부모님이 나이 들고 힘들 때 도울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그나마 롬잔은 운이 좋은 경우다. 유니세프·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아동보호센터에서 부모를 설득해 환경이 나은 일터를 소개하고 센터에서 글쓰기 등 기초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 니루베(45)는 “방글라데시에선 아이들이 집안의 생계를 위해 공장에 다니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부모들에 ‘하루 1, 2달러를 위해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팔지 말라’고 설득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다카 빈민가인 캄란기르차르의 한 알루미늄 공장. 터널처럼 어두운 공장에선 14살 모하마드 시팟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기계 앞에 서서 알루미늄 그릇에 광택을 내기 위한 연마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바닥엔 날카로운 알루미늄 잔해가 가득했지만 모하마드는 반소매 티셔츠와 슬리퍼 차림에 맨손이다. 하루에 12시간씩 주 5일 일하며 받는 월급은 9000다카(한화 약 10만원). 모하마드는 그중 5000다카를 농촌에 사는 부모님과 2살배기 여동생에게 보낸다. 공장 직원 30명 중 5명이 아동·청소년이다. 지난 8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한 알루미늄 공장에서 모하마드 시팟(14)이 알루미늄 그릇 연마 기계를 작동시키고 있다. 사진 유니세프 방글라데시에선 14살 청소년부터 하루 평균 6시간씩 일할 수 있지만 실제론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 때부터 학교 대신 공장에 간 어린이가 수백만명에 이른다. 방글라데시 통계청의 공식 통계로도 2022년 아동 노동인 대명상조 내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