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와 그 가족들은 삶을 ‘외딴 섬’에 비유하곤 합니다. 분명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자신들만 외따로이 떨어져 고립된듯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그들의 삶은 절해고도(絕海孤島)에 갇힌 것처럼 외롭고 힘겹습니다. 누구보다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문제를 환자와 가족들이 온전히 짊어지고 있습니다. 간혹 단지 소수라는 이유로 다수를 위한 희생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고립]이 그들의 아프고 쓸쓸한 투병기를 전합니다. (건강 문제로 대화가 어려운 환자들은 가족들이 대신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드라벳 증후군을 앓고 있는 조영준(가명·22세) 씨의 현재 모습/사진=보호자 제공 계속된 경련·강직의 여파였을까, 조영준(가명·22세) 씨의 머리는 왼쪽으로 완전히 틀어져 있었다. 곁에 있던 어머니 박지현(가명·48세) 씨는 “저번 주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는데, 오늘은 열이 조금 떨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아픈 상태다”고 말했다. 영준 씨는 생후 6개월부터 ‘드라벳 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이 병은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생후 1년 전·후부터 열과 경련을 동반한 여러 유형의 발작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가만히 누워있기도 힘들 정도의 경련을 겪는다. 주변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보니 보호자들의 부담도 상당하다. 지현 씨는 “큰 아들의 입·퇴원이 잦아 간병 외에는 개인 생활이 거의 없다”면서도 “부모로서 남편과 함께 최선을 다해 아들을 간병하고 있다”고 말했다.◇“생후 6개월부터 경련 시작… 뇌 손상으로 중환자실 입원도”첫 증상은 생후 6개월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단순한 열성 경련(생후 6개월~5세 소아에서 단순 고열로 인해 생기는 경련)이라 생각해 호흡기내과를 방문했다. 경련이 반복될 때도 응급실에서 처치를 받은 게 전부였다.그러다 경련이 왼쪽 몸에서만 오래 지속되자 소아신경과를 찾았다. 그러나 당시는 의료진조차 드라벳 증후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때였다. 치료를 받아도 경련 TV 예능 프로그램인 ‘강철부대W’에 출연했던 조성원 씨가 6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조성된 밀리터리 체험시설을 이용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이들이 찾아오고 있어요.” 6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체험객을 맞으려고 백사장에 설치된 통나무 넘기 시설을 점검하던 이교진 씨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하루에 100명 넘는 이들이 방문하는데 이달 말 성수기가 되면 더 많은 이들이 몰릴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1일부터 ‘강철부대 해운대 챌린지’를 이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TV에서 인기를 끌었던 밀리터리 예능 프로그램 ‘강철부대’에 나왔던 미션을 누구나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해수욕장 중앙부터 동백섬 방향 200m 백사장에 꾸며진 ‘프로모션존’에는 타이어 뒤집기와 그물 넘기, 수직벽 건너기 등 군 유격훈련 등에 쓰이는 16개 체험 시설이 설치되었다. 최영재 교관 등 강철부대 출연자 10명이 상주하며 참가자가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육군 특수임무대 중사 출신으로 강철부대에 출연한 조성원 씨는 “TV 속 대원이 어려움을 겪으며 수행한 타이어 뒤집기 등을 직접 체험해 보고 즐거워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성인들이 16개 체험을 마무리하는 데는 평균 3분 30초가 걸리며, 지금까지 가장 빠른 참가자는 2분 40초의 완주 기록을 냈다고 한다. 좋은 기록을 낸 참가자에게는 ‘강철부대 인증 군번줄’이 제공된다. 이름, 날짜, 기록 등이 새겨진다. 이 씨는 “친구나 지인과 함께 참가해 좋은 기록을 내려고 경쟁한다”며 “러닝 크루와 크로스핏 동호인들의 예약 신청이 많다”고 말했다.해운대구는 지난해 여름부터 백사장에서 프로모션존을 운영하고 있다. 피서객에게 물놀이 외에 이색 즐길거리를 제공해 해운대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구는 공간만 제공하고, 시설 설치비 등은 전액 민간사업자가 부담한다.지난해 150m 구간에 헬스 기구를 설치해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올해는 밀리터리 체험 공간을 도입했다. 프로모션존에는 닭강정과 물회 등의 간편 먹거리를 파는 푸드 트럭 10대도 배치됐다